공황장애, 같은 불안이라도 몸의 상태는 다릅니다 [덕은동공황장애]
👨⚕️안녕하세요, 덕은본디로한의원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갑작스러운 두근거림과 숨막힘이 왜 생기는지 말씀드렸습니다.
공황발작이 찾아오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답답하고, 손발이 떨리면서 정말 큰일이 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단순히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뇌가 위험을 감지하는 과정과 자율신경계의 신체 반응, 호흡, 그리고 그 증상을 다시 위험하다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발작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반복되는 불안과 신체 반응을 실제 진료에서는 어떻게 살펴봐야 할까요?
오늘은 한의학에서는 어떤 패턴으로 나누어 보는지, 그리고 덕은본디로한의원에서는 어떤 순서로 치료 방향을 잡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같은 불안이라도 사람마다 모습이 다릅니다
같은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증상을 호소해도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환자마다 모습이 상당히 다릅니다.
어떤 분은 원래 작은 자극에도 쉽게 놀라고 잠이 얕습니다.
어떤 분은 몇 달 동안 과로하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다 어느 순간 처음 발작이 시작됩니다.
또 어떤 분은 스트레스를 계속 참아오다가 가슴 답답함과 열감, 불면이 함께 심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공황 증상을 볼 때 ‘두근거림이 있느냐’만 묻지 않습니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무엇을 할 때 심해지는지, 잠은 어떤지, 피로와 소화 상태는 어떤지, 평소 긴장과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의 조합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패턴으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실제 진료에서 비교적 자주 만나는 세 가지 형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 작은 자극에도 쉽게 놀라는 분
심담허겁(心膽虛怯)의 양상
“원래 잘 놀라요.”
“별일 아닌데 가슴이 벌렁거려요.”
“잠도 깊게 못 자고 자꾸 깨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쉽게 놀라고, 특별한 일이 없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이 얕고 꿈을 많이 꾸는 양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모습을 **심담허겁(心膽虛怯)**이라는 범주에서 살펴보기도 합니다.
쉽게 표현하면 몸과 마음이 자극을 받아들이는 역치가 낮아져, 작은 변화에도 크게 반응하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다만 지난 글에서 설명드린 현대의학의 ‘위협 회로’와 심담허겁이 같은 개념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의학 체계에서 비슷한 임상 양상을 각자의 언어로 설명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환자의 동반 증상에 따라 온담탕(溫膽湯)이나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 등의 처방 원리를 참고할 수 있으며, 실제 처방은 수면·소화·피로·열감 등의 상태를 함께 보고 조정합니다.
2. 오래 버티다가 몸이 방전된 분
심혈허·심비양허(心血虛·心脾兩虛)의 양상
두 번째는 원래 불안이 심했던 분이라기보다 과로와 수면 부족이 오래 이어진 뒤 무너진 경우입니다.
“몇 달 동안 너무 바빴어요.”
“처음에는 그냥 피곤했는데 어느 날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몸은 피곤한데 누우면 생각이 많아 잠을 못 자요.”
쉽게 지치고 기운이 없으며, 식욕이 떨어지거나 소화가 잘 안 되고, 잠이 얕아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한의학에서는 심혈허 또는 심비양허의 측면을 함께 살펴봅니다.
단순히 불안을 억누르는 것보다 오랫동안 소모된 수면과 피로, 소화 상태까지 함께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귀비탕(歸脾湯), 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 등의 처방 원리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3. 스트레스를 오래 참아온 분
간울화화(肝鬱化火)의 양상
“계속 참았어요.”
“속으로 쌓아두다가 어느 순간부터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아요.”
이런 분들도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많으며, 머리나 얼굴로 열이 올라오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거나 잠들기 어려운 양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와 감정의 긴장이 오래 이어지면서 나타나는 이러한 패턴을 **간울(肝鬱) 또는 간울화화(肝鬱化火)**의 범주에서 살펴봅니다.
이때에는 답답하게 정체된 양상을 풀어주고 열감과 긴장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며, 단치소요산(丹梔逍遙散) 등의 처방 원리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한 가지 유형으로만 나뉘지 않습니다
진료실에서는 세 가지 중 하나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경우보다 여러 특징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원래 예민하고 잠이 얕은 분이 몇 달 동안 과로하면서 발작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래 스트레스를 참다가 수면이 무너지고 체력까지 떨어지면서 불안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의학적 변증은 환자에게 이름표를 붙이는 과정이 아닙니다.
현재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흔들려 있는지를 찾아 치료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먼저 전체 상태부터 확인합니다
덕은본디로한의원에서는 먼저 공황 증상의 시작 시점과 양상을 자세히 확인합니다.
언제 처음 시작되었는지,
갑자기 발생하는지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지,
잠은 잘 자는지,
평소에도 두근거림이나 긴장이 지속되는지,
소화와 피로 상태는 어떤지,
발작 이후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운전과 같은 특정 상황을 피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처음 발생한 심한 흉통이나 실신, 운동 중 증상 등 다른 질환을 먼저 확인해야 할 상황은 없는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HRV 검사는 ‘공황장애를 진단하는 검사’가 아닙니다
이명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HRV, 즉 심박변이도 검사는 저희 한의원에서 자율신경 상태를 살펴볼 때 참고하는 검사 중 하나입니다.
공황장애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HRV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일부 지표의 차이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다만 HRV만으로 공황장애를 진단하거나 ‘교감신경이 몇 % 과항진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메타분석에서도 LF와 HF 단독 지표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고, LF/HF와 일부 시간영역 지표에서 평균적인 차이가 관찰되었습니다.
따라서 저희 한의원에서는 HRV 결과 하나만 보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문진과 수면·피로·소화 상태, 맥진과 복진 결과를 함께 보면서 현재 몸이 얼마나 긴장된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이해하는 보조 자료로 활용합니다.

침 치료는 긴장된 몸을 함께 다루는 치료입니다
공황 증상이 오래된 분들을 보면 불안만 있는 경우보다 목과 어깨가 항상 굳어 있거나, 이를 악물고 있거나, 숨을 짧게 쉬는 등 몸 전체에 긴장이 자리 잡은 경우가 많습니다.
침 치료에서는 이러한 동반 증상과 변증을 고려하여 치료점을 구성합니다.
불안장애 전반을 대상으로 한 침 치료 연구에서는 증상 개선 가능성이 보고되어 왔지만, 공황장애만을 대상으로 한 높은 질의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최근 메타분석에서도 침 치료의 불안 증상 감소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으나 연구 간 차이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침을 “공황발작을 한 번에 끄는 치료”라기보다, 환자에게 함께 나타나는 긴장과 수면 문제, 신체 불편감을 관리하는 치료의 한 축으로 활용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약침 치료를 함께 구성하기도 합니다.
한약은 환자의 패턴에 맞추어 처방합니다
한약 역시 “공황장애에는 이 약”이라는 방식으로 처방하지 않습니다.
잘 놀라고 잠이 얕은지,
오랫동안 과로해 체력이 떨어져 있는지,
스트레스와 답답함, 열감이 두드러지는지를 구분하여 처방의 방향을 정합니다.
같은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두 사람이라도 한약 처방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중요한 점은 앞에서 언급한 온담탕, 귀비탕, 단치소요산 등의 이름 자체가 아닙니다.
현재 환자의 몸에서 어떤 패턴이 가장 두드러지는지를 찾아 그에 맞추어 처방을 구성하는 것이 한약 치료의 핵심입니다.

발작이 찾아왔을 때는 ‘크게’ 쉬기보다 ‘천천히’ 쉬어보세요
공황발작이 오면 본능적으로 큰 숨을 반복해서 들이마시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빠르고 깊은 호흡이 반복되면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감소하면서 어지럼, 손발 저림, 입 주변 저림, 가슴 답답함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숨을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호흡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것입니다.
편안하게 코로 숨을 들이쉬고, 급하게 내뱉지 말고 천천히 내쉽니다.
예를 들어 34초 정도 들이쉬었다가 56초 정도 천천히 내쉬는 방식으로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숫자를 반드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숨을 제대로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기보다, 과하게 빠른 호흡을 조금씩 느리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호흡 훈련은 공황장애 치료에서 활용되어 왔으며 일부 임상시험에서 증상 개선이 보고됐지만, 호흡법 하나만으로 공황장애 전체를 설명하거나 치료하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는 무조건 끊어야 할까요?
공황 증상이 있다고 모든 사람이 커피를 완전히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카페인에 민감한 분이라면 두근거림과 불안이 더 쉽게 유발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고용량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가 건강한 사람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연구에 사용된 카페인의 양은 대부분 400~750mg 정도로 상당히 높아, 일상적인 소량 섭취까지 같은 정도의 위험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커피를 마신 날 유독 두근거림이나 불안이 심해진다면 양을 줄이거나 한동안 피하면서 자신의 반응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술 역시 불안 조절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과도한 카페인·니코틴·음주와 같은 자극요인을 확인하는 것도 공황장애를 관리할 때 함께 살펴보는 부분입니다. NICE 지침에서도 평가 과정에서 카페인·알코올·니코틴 등의 사용을 확인하도록 권고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작이 없는 삶’을 다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공황장애에서 환자분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발작 순간 몇 분만이 아닙니다.
“또 오면 어떡하지?”
하는 예기불안 때문에 발작이 없는 시간까지 불안해지고,
지하철을 피하고,
운전을 피하고,
혼자 외출하는 것을 피하면서 생활 반경이 점점 좁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의 목표도 단순히 심장이 덜 뛰게 만드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다시 일상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입니다.
공황장애에는 인지행동치료(CBT)와 항우울제 계열 약물 등 효과가 잘 확인된 치료가 있습니다. CBT는 특히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지나치게 위험하게 해석하는 과정을 바꾸고, 피하게 된 상황을 다시 경험하도록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반복되는 발작과 예기불안 때문에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그 과정에서 환자에게 함께 나타나는 수면, 피로, 소화, 신체 긴장과 같은 부분을 살피고 관리하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는 참는 병도, 의지로 버티는 병도 아닙니다.
현재 어떤 부분에서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져 있는지를 하나씩 확인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차근차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덕은본디로한의원은 덕은동 스타벅스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환자분들의 편의를 위하여 평일 매일 야간진료(오후 8시까지), **토/일/공휴일 진료(2시까지)**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찾아오시는 분들의 분들의 건강을 위하여 정성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